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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량한 사막에 색과 빛을 입히다_ 김우영 개인전 'THE VASTNESS 漠 막'

  • 작성자 사진: Hyejung Lee
    Hyejung Lee
  • 8월 16일
  • 2분 분량

함혜리 대표기자 _ 컬처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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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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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3일~ 9월 27일, 예화랑(서울시 종로구 창덕궁길 100)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네바다, 애리조나, 유타 주에 걸쳐 있는 모하비 사막 (Mojave Desert) . 시에라네바다 산맥과 콜로라도 평원 사이에 위치한 이 광활한 사막에 이름도 무시무시한 데스밸리(Death Valley)가 이곳에 있다.

"거친 사막은 황량한 자연이 그 자체로  멋집니다. 하지만  버려진 콘크리트 건물들과 쓸모를 잃은 광고판들이 흉물처럼 남아있는 것들이 곳곳에 있어서 무책임한 문명의 잔재를 보여주는 것 같아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컬러 비닐로 래핑을 하고 기록을 남기는 작업을 해 봤습니다. "

도시의 공간에서 발견한 색면을 카메라에 담은 어반시리즈로 이름을 알린 사진작가 김우영(b.1960)이 10여 년에 걸쳐 촬영한 모하비 사막연작을 중심으로 래핑(Wrapping) 시리즈, 빌보드(Billboard) 시리즈를 처음 선보인다.  창덕궁길에 위치한 예화랑에서 23일부터 9월 27일까지 열리는 개인전 <THE VASTNESS 漠 막>에서다. 


AG0010153, 2024 111x148cm, Archival Pigment Print, Ed. of 7+2AP
AG0010153, 2024 111x148cm, Archival Pigment Print, Ed. of 7+2AP


방치된 구조물을 야광 테이프로 감싼 ‘래핑 시리즈'는 버려진 구조물에 빛과 색을 더해 잊힌 공간에 생명을 불어넣으며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작업이다.구조물을 둘러싼 초록, 자주, 노랑 등 야광 테이프의 발색이 거친 사막에서  두드러지면서 풍경에 생동감을 더해준다. 그의 작업은 정보를 전달하던 광고판이 제 기능을 잃고 방치된 모습을 담은 ‘빌보드 시리즈'로 이어진다. 비닐이 반투명이어서 구조물에 쓰인 글씨나 그래피티 이미지가 비쳐 보이면서 독특한 조형감이 느껴진다.  

" 방치된 구조물들만 찾아서 그래피티를 하는 사람들도 있고, 시간이 흐르면서 구조물이 풍경도 바뀌기 때문에 같은 장소라도 단 한번도 같은 풍경을 만나지 못했어요. 작업을 하면서 시간의 흔적을 되짚어보고, 래핑을 통해 사물과 풍경이 존재하는 방식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자 했습니다."

김우영의 사막은 이러한 머무름의 순간, 영원한 찰나를 표준렌즈로 담았다. 작업 후 비닐테이프를 제거하기 때문에 그의 작품이 담은 풍경은 이미 사라진 풍경이 되고, 그의 작품 속에서 화석처럼 존재한다.  

김우영 작가는 색채와 구도, 면으로 재해석한 미국 서부의 대로와 그 주변풍경을 어번 오딧세이(Uran Odyssey)시리즈로, 한옥의 주춧돌, 벽면과 기단의 고졸함을 고요의 시학(Poetics of Tranquility) 시리즈로 풀어냈다. 한편으로는 미국 남서부의 사막, 버려진 도시와 산업 유산 등 시간이 멈춘 듯한 장소들을 오랜 시간 기록하며 존재의 본질, 시간의 흔적 및 잊힌 공간의 감성을 섬세하게 포착해왔다. 그런 그에게 사막은 단순한 자연 풍경이 아니다. 그는 쓸쓸하면서도 숭고한 아름다움을 지닌 사막을 '내면을 마주하고 인내와 위로를 배우는 공간'이라 표현한다.  작가는 번화한 도시 문명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고요하고도 광활한 사막의 풍경 속에서 감정과 기억, 무의식이 겹겹이 쌓인 내면을 들여다보고 인간 존재의 본질에 다가서고자 한다.

김우영작가는이번 전시에서는 래핑작업과 빌보드 작업 외에 데스밸리의 능선들과 깊은 계곡을 담을 작품들도 선보인다. 광물질이 아니라 흙으로 이뤄진 풍경임에도 시간에 따라 다양한 색으로 비추는 대자연의 신비를 만날 수 있다.

그의 작업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림자가 보이지 않으며 자연이 그 자체로, 2차원 평면에 오롯이 들어앉아 있다. 작가는 "2차원 사진을 찍기 위해 해가 뜨지 않은 새벽시간대에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우영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산보이는 데스밸리 시리즈 작업들이  "시간의 흐름 속에서 남겨진 존재의 흔적들을 통해 우리가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고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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